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가까스로 되살리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한 번 돋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에 기습을 당했지만 새로운 해법으로 난관에 대처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 뒤 협상이 그물망에 공이 낀 테니스 경기마냥 중단된 상태였다고 WP에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물에서 공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뿐이다. 그는 양측을 연결할 수 있는 데다 이 문제를 놓고 자존심을 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트럼프의 행동으로 망신을 살 뻔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딱히 비난하지 않았다"며 "한국인들이 얼마나 한반도 평화를 원하지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국민들을 전쟁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결단력 있게 행동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북핵 협상에 관한 공통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직접 대화를 앞장서서 지지해 왔다며,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낙관적 발언을 내 놓으면서 상황이 빠르게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고명현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이후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 재개를 늦추기 위한 시도로 2차 정상회담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이번 회담의 궁극적 목적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이후 미국에서 '최대 압박' 얘기가 다시 떠오르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불시의 회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막후 외교를 통해 관계를 계속 하고 싶다는 두 정상의 의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타운 연구원은 "그들은 직접 소통을 하고 급하게 만날 정도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어색한 악수 대신 마치 오랜 친구처럼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ABC뉴스는 취소될 뻔한 북미 정상회담을 구제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중재 역할을 했다며, 그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달성할 경우 호전 관계를 끝내고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트럼프의 굳은 의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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