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의 외교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대만은 5월 들어서만 수교국을 두 개나 잃으면서 남은 수교국이 18개로 줄었다.
25일 대만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의 알파 배리 외교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재개하는 것이 부르키나파소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면서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우쟈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권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대만도 부르키나파소와의 외교관계를 즉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1961년 대만과 수교를 맺었던 브루키나파소는 1973년 9월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며 대만과는 단교했지만 1994년 2월 다시 대만과 복교했었다. 브루키나파소의 이번 단교 선언으로 대만은 지난 1일 중국과 수교한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한달 새 두 개의 수교국을 잃으면서 남은 수교국이 18개로 줄게 됐다.
우 부장은 “중국이 2016년 12월 아프리카의 수교국이었던 상투메 프린시페에 이어 부르키나파소에도 협박을 가해 대만과 24년간의 외교관계를 끊도록 한 데 대해 강한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정부는 중국에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벌이고 있는 ‘금전외교’와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르키나파소 측은 현재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할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르키나파소의 단교 선언에 따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성향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입지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차이 총통은 “미국 등 이념이 같은 나라들과 경제 및 안보에서 실질적인 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지만, 집권 후 지난 2년간 대만은 4개국과 단교하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외교 실패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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