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도 절약한 전기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일반 가정, 소형 점포 등 소규모 전력소비자가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소규모 수요자원 거래’(국민DR) 시범사업을 다음달 1일부터 11월30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약 4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수요자원 거래(DR)는 전기 사용이 몰리는 시간대에 소비자가 전기 사용을 줄이면 보상을 받는 제도다. 현재 원전 4기에 해당하는 4.3GW의 수요자원이 운용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DR은 전력 감축여력이 큰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번 시범사업은 에어컨부터 적용한 뒤, 냉장고 정수기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에어컨이 전력거래소의 신호를 받아 스스로 가동률을 조정,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전력거래소로부터 전력 감축요청을 받으면 설비관리자가 직접 냉ㆍ난방기나 생산설비 등을 제어해야 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이 계측ㆍ통신방식을 간소화한 전력계측기(7만원 상당)를 가정의 두꺼비집에 설치하면 ‘전력사용을 줄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력거래소의 신호가 왔을 때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알려준다. 이를 확인한 시범사업 참여자가 불을 소등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력사용량 감축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감축한 전력량 1kwh당 1,500원 상당의 현금과 통신비 할인 등의 보상을 지급한 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적정 보상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국민DR을 통해 ▲국가 차원의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에너지와 연계한 스마트 가전 등 스마트에너지 제품ㆍ서비스 산업 육성 ▲해외진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혁 산업부 에너지신산업과장은 “약 400만에 달하는 서울시 가구 수 만큼 피크관리 스마트 에어컨이 보급되면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2GW의 전력을 줄일 수 있다”며 “국민DR 확산과 함께 스마트 가전 보급이 확대될 경우 가전 제조사뿐만 아니라 관련 정보기술(IT)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공적인 국민DR 추진을 위해 산업부는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삼성전자 LG전자 LGU+ 인코어드 한국엔텍 벽산파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