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에서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올 때 걸리는 '잠수병'. 수압이 강한 깊은 바다에서는 공기 중의 질소가 몸 속에 녹아 들었다가, 수압이 약한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점차 호흡을 통해 방출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매우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깊은 수심에서 올라올 땐 시간을 충분히 두고 천천히 올라와야 합니다. 만일 이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올라오면 관절통, 어지러움, 난청, 심폐기능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그런데 수심 1,500m 깊이까지 잠수하는 돌고래는 갑자기 수면위로 올라와도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 우즈홀 해양학협회 연구자들은 그 이유가 해양 포유류의 '폐'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연구자들은 죽은 돌고래, 물개, 돼지를 고압실에 넣은 뒤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는데요. 그 결과 돌고래와 물개의 한 쪽 폐는 공기로 채워지고, 한 쪽 폐는 수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돼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폐가 수축하게 되면 혈액과 기체 간 교환이 억제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공기 중에 포함된 질소가 혈액에 적게 녹아 든다고 합니다. 즉, 해양포유류는 수축한 한쪽 폐를 이용해 질소의 체내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그럼 ‘산소도 적게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해양 포유류, 특히 돌고래는 혈액이나 근육에 많은 양의 산소를 저장할 수 있어 한쪽 폐가 수축해도 걱정 없다고 합니다.
다만 해양 포유류도 잠수병에 걸리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2002년 아프리카 대륙 북서쪽 카나리아 제도에서 죽은 고래 14마리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섬 부근에서 진행한 해군의 수중 음파 탐지 훈련이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인위적인 소리가 만든 과도한 스트레스가 신체 조직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인간에 의해서 고래들도 잠수병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우리가 조금 더 주의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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