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추돌사고를 내 의식불명 운전자를 살린 의인(義人)이 화제가 된 가운데 인천의 한 경찰관이 같은 방법으로 의식불명 운전자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25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시 남구 도화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쏘렌토 승용차가 정차 신호를 무시하고 서서히주행하기 시작했다.
맞은편 도로에서는 좌회전과 직진 주행 신호를 받은 차량이 속도를 내며 쏘렌토 승용차 앞과 옆을 지나갔다.
자칫 차량 간 충돌로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쏘렌토 뒤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남부서 교통안전계 소속 박주일(53) 경위는 문제를 직감하고 경적을 울리며 위험 상황을 주변에 알렸다.
이어 자신의 오피러스 승용차를 쏘렌토 승용차 앞으로 이동해 막으며 추돌하게 했다.
쏘렌토 승용차를 멈추게 한 뒤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린 박 경위는 쏘렌토 운전석에 쓰러진 30대 남성 운전자를 확인하고 119에 신고했다.
박 경위는 이 운전자를 구조하기위해 공구로 쏘렌토 창문을 내려쳤지만,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다행히 119구조대원들이 금방 도착해 전문 장비로 창문을 깨고 이 운전자를 차량에서 꺼냈다.
심폐소생술을 받은 이 운전자는 맥박을 되찾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위는 "다른 경찰이라도 이 상황에 부닥쳤다면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며 "대형 사고는 막았지만 쏘렌토 운전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크레인 기사 한영탁(46)씨가 코란도 차량이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뒤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것을 막아 2차 사고를 예방했다.
한씨는 코란도 차량을 추월한 뒤 속도를 줄여 고의로 추돌사고를 낸 뒤 의식불명의 운전자를 구조해 '투스카니 의인'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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