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데 대해 "장밋빛 환상에 젖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 안보라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단의 판단을 요청하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실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99.9%(확률로) 개최하고 미북 간 큰 합의가 있다고 단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실장은 순방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은 99.9% 확률로 성사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책임론을 집중 부각했다.
김 원내대표는 "세계사적으로 기록될만한 역사적 만남을 놓고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상황 관리에 치중했어야 했다"며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이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거론하며 "운전자를 자처하며 문재인 정부가 근거 없는 낙관론과 장밋빛 환상에 취해있는 동안에도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작금의 이 상황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얼마나 좁고 그 역할의 한계가 얼마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벨상까지 들먹이며 구름 위를 걷던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중재 외교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의 진정한 비핵화는 핵 폐기에서 모든 것이 종결된다"며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정확히 깨닫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대신해 미국을 설득했던 문재인 정부의 소위 중재자론도 일정부분 파산을 맞게 됐다"며 "북핵 문제의 최대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우리는 당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 외교 안보라인이 너무 아마추어적으로 (진행됐다)"며 "외교안보 라인이 걷돌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취한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거기에 따른 분명한 문 대통령의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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