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책위 “태움으로 인한 사망, 병원 공개 사과해라”
서울아산병원 “경찰ㆍ자체조사서 태움 근거 없어, 공개사과 어려워”
지난 2월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고 박선욱 씨 사망사건의 원인을 두고 유가족과 병원 측이 아직까지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박씨가 병원 동료ㆍ선배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문화’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유족과 공동대책위는 병원 측이 ‘태움’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2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아산병원 앞 성내천 다리 부근에서 추모리본 달기 행사를 개최하고, 병원 측에 박 간호사의 명예회복과 공개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서울아산병원이 고인에 대해 ‘예민한 성격’ ‘우울한 성격’이었다는 근거 없는 답변으로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 문제로 사건을 몰아,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병원 측을 비판했다.
반면 서울아산병원은 ”공동대책위에서 요구하는 내용의 공개사과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태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자체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찰조사와 동일하게 태움이 사망원인이 아님이 확인됐다”며 “간호부원장이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유감의 뜻을 전하는 등 병원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건 발생 후 신규 간호사 110명을 충원키로 하고, 신규 간호사 교육 시 근무시간 감축 등 교육시스템도 개선하는 등 박 간호사의 죽음을 계기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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