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월류원 상하이식품박람회 돌풍
홍시와인 등으로 중국인 입맛 사로잡아
“이번 세계 식품박람회 참가를 통해 한국 와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영동 와인이 세계시장의 문을 열겠습니다”
지난 16~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시알차이나)에 참가한 충북 영동 와인업체 월류원 박천명(44)대표는 “가장 토속적인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농가형 와이너리인 월류원은 이번 박람회에 와인 분야에서는 유일한 한국 업체로 참가해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적 바이어들은 물론 현지 소매상까지 몰려 현장 구매와 선주문이 줄을 이었다. 10여개 바이어와는 수출을 전제로 가격 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월류원이 선보인 와인은 ‘베베마루 아내를 위한’(레드와인), ‘내를 위한’(홍시와인), ‘그랑티그르M1988’(오미자와인)등 세 가지 제품. 이 가운데 영동 특산물인 감으로 만든 홍시와인에 중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고 한다. 박 대표는 “감 특유의 향과 감미로운 맛이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같다. 전통 중국 요리와 잘 어울리는 맛이라는 평가도 받았다”고 전했다.
월류원의 대표 상품인 ‘베베마루 아내를 위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박씨가 사랑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이 와인은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으로 특히 20~30대 층으로부터 호평을 샀다.
국내에서 월류원은 이미 최고의 와인 명가로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매년 각종 와인품평회를 휩쓸어왔고, 올해 2월 열린 ‘2018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우리술 한국와인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월류원 와인이 주가를 올리는 것은 독특한 제조법으로 맛과 향을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포도 과수원 집에서 태어난 박씨는 대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2010년 귀농해 와인 개발에 뛰어들었다. “50년 가까이 3대째 포도 하나만 고집한 우리 집안의 포도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남들과 다른 특별한 와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매년 10가지 이상의 새 와인을 개발, 품평회를 거쳐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지역에서 많이 나는 감, 오미자, 아로니아 등을 이용한 과실 와인도 다채롭게 개발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앞두고 박씨는 한국 와인을 알릴 방안을 놓고 적잖이 고민했다. 대부분의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의 술로는 소주, 막걸리, 청주 정도만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내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캠벨’품종 와인과 감·오미자 와인을 선택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세계 최대 와인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영동 와인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와이너리 설립 때 꿈꿨던 세계 와인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와인 명품화·고급화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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