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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 한층 높아졌다”... 韓銀의 사라진 금리인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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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 한층 높아졌다”... 韓銀의 사라진 금리인상 신호

입력
2018.05.2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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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각별한 유의 필요”

美 연준은 내달 금리 인상 예고

한미 금리 역전 현상 심화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의하기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의하기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경제 불확실성 확대를 들어 위원 7인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소수 의견 없는 금리 인상 유보가 한은의 성장 전망(올해 3.0%)에 대한 자신감 약화로 해석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금통위는 24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1.25→1.50%) 이후 6개월째 동결이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며 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배포 자료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고용여건 개선 지연을 국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위험요인(하방리스크)으로 꼽았다. 금통위는 다만 “설비투자가 다소 둔화됐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하다”며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은 기존 전망 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결정을 두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온 한은의 기존 행보와 결이 다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최근 발표된 국내 실물지표 악화에 신중론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용, 산업생산, 수출 등 내수경기 지표가 좋지 않다보니 금통위가 어쩔 수 없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16일 발표된 고용동향 지표에선 취업자 증가폭이 3개월 연속(2~4월) 10만명대에 머물렀고, 이달 초엔 지난달 수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이 1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말 발표된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선 제조업 생산 부진, 설비ㆍ건설 투자 감소 속에 전산업생산이 2, 3월 두 달 연속 감소(전월 대비)했다.

금통위가 하반기 4차례 회의(7, 8, 10, 11월)를 남긴 가운데, 한은 금리 인상 시기는 오리무중에 빠진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분기(4~6월) 국내 실물경기 지표가 확인한 뒤에야 통화정책 방향을 명확히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이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회의록을 통해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달 1~2일 열린 이 회의에서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현재의 전망대로 경기가 움직인다면 곧 통화완화를 제거하는 다음 조치(기준금리 인상)를 취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뜻도 밝혔다.

한은 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면서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금리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내외금리차 확대는 국내 외국인 투자금 이탈의 유인이 된다. 이런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자본유출에 있어 내외금리차보다는 경제 펀더멘털의 영향이 훨씬 크다”며 선을 그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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