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태그온 뷰티’ 편집매장
스타트업 6개 브랜드 인기
올리브영, 200종을 매대 올려
기초화장품서 1위 오르기도
11번가는 상품 공동개발 나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적극적으로 손잡고 있다. 품질이 우수해도 인지도가 낮아 잘 팔리지 않았던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기업 유통망을 통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형 유통사들도 만족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AK플라자 분당점에 문을 연 뷰티 편집매장 ‘태그온 뷰티’에는 1년간 약 20만명이 방문했다. 매장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10월에는 분당점에 이어 수원 더AK타운에 2호 매장도 열었다. 이 편집 매장의 인기 비결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스타트업 제품을 백화점 매장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데 있다. 이즈앤트리(천연화장품), 클레어스(스킨케어), 메이크프렘(스킨케어) 등 스타트업 6개 브랜드는 뷰티온 태그에 입점한 대형 브랜드를 제치고 지난 1년간 매출 상위 톱 10 브랜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인기를 끈 몇몇 스타트업 기업들은 다른 대형 유통채널로도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며 “AK플라자도 태그온 뷰티 매장의 인기를 감안해 이번 달 AK플라자 구로본점에 매장을 추가로 여는 등 올해 매장 수를 4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J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도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는 ‘즐거운 동행’ 프로그램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년간 23개 중소기업 제품 200종이 올리브영 매대에 올랐다.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도 좋은 중기 제품이 잘 팔리면서 스타 브랜드도 탄생했다. 중소기업 랩앤 컴퍼니가 운영하는 ‘아임프롬’은 지난해 7월 입점한 후 7개월 만에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판매액 기준 기초화장품 부문 1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배 증가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즐거운 동행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과 올리브영은 매출을 늘리고, 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을 소개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은 만큼 운영 매장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을 더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이들과 손잡고 제품 공동 개발에 나섰다. 중소 판매자들과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제조사와 판매자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보자는 게 사업 목적이다. 11번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제조사 공동브랜드인 ‘11번가엔(11번가&)’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브랜드에는 중소업체들과 상생을 강조하는 의미로 `11번가&ㅇㅇㅇ(제조사)’식으로 제조사 이름도 나란히 적기로 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1번가는 상품개발 참여, 브랜드 운영, 판매 등을 책임지며 중소 제조사는 제조, 배송 등의 역할을 맡아 유통ㆍ제조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중소 제조사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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