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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한국 책임론 거론… ‘트럼프, 과장된 설명 믿다 낭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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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한국 책임론 거론… ‘트럼프, 과장된 설명 믿다 낭패’ 지적

입력
2018.05.23 18: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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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방미 3일 전 통화, 의구심 방증”

CNN “美ㆍ北 극명한 입장 차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 언론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한국의 ‘과장된 설명’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22일(현지시간) 오후 진행된 미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회담을 주저하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과 관련, (중재역을 자처한) 한국의 과대포장(overselling)이 얼마나 영향을 줬다고 보느냐”며 한국 책임론을 거론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한국의 과장된 설명을 믿었다가 낭패를 당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지난 19일 방미 불과 3일 앞두고 한미 정상이 통화한 사실을 보도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느끼는 불확실성(의구심)의 강도를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태도가 문 대통령이 말한 것과 다른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청와대는 이 통화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발언한 것에 일제히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트럼프가 회담에 의심의 씨앗을 뿌리다’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계획을 중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3주 밖에 남지 않은 회담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가 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이 있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소개한 뒤 회담에 대해 높아진 비관적 기류를 소개했다. 또 ‘일괄타결 후 단계적 이행’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NYT는 정책변화라기보다는 북한을 다음달 12일 정상회담에 참석하도록 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하면서도, 만일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CNN 방송은 ‘비관적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미국과 북한간 극명한 입장 차이 때문에 회담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노벨상을 꿈꾸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CNN은 ▦비핵화에 대한 견해차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모르고 회담개최를 결정했음을 양국이 새삼 느끼고 있다는 점 ▦미국이 얼마나 강력한 검증을 원하는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감했다는 점 ▦김 위원장의 돌발적인 2차 방중 등이 분위기 급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CNN은 또 “협상이 될 수도 있고 깨질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 실패할 경우의 변명을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과 함께 김 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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