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文총장 정당한 수사지휘”
일선 검사 대부분 같은 목소리
“수사권 조정 앞 전화위복” 평가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잇따라 부당 외압 의혹을 제기한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를 맞아 일선 검사 대부분이 문무일 검찰총장 편에 서면서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다른 사건 수사과정에서 부장검사 및 평검사 긴급체포 등에 반감이 표출됐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의 민감한 사안에 있어서 문 총장의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23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및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 기소 여부에 대한 전문 자문단 판단에 앞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검과 가장 치열하게 의견을 교환해 온 서울중앙지검장의 발언은 문 총장에게 힘을 실어줬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또, 서울 소재 검찰청 한 곳에선 평검사 회의 및 간부 회의를 거쳐 문 총장의 수사 지휘가 정당했다는 의견을 모아 대검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지난 21일 일선 고검장들이 “이번 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서 엄밀히 살펴 엄정한 대응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아 문 총장에게 전달한 것도 이 같은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수사단이 시민단체의 추가고발장을 대신 작성해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단에 대한 내부 비판이 더 거세지는 한편, 상대적으로 문 총장 입지는 더 견고해졌다.
한때 사퇴설까지 나돌던 문 총장에게 검란 사태는 오히려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등 반전의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성추행 조사단이나 법조비리를 수사하던 서울고검 수사팀이 부장검사와 평검사를 긴급체포하는 등 검찰 내부로 칼날을 향하면서 문 총장에 대한 반감이 컸다. 긴급체포된 부장검사가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평검사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불만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검사들이 총장 편에 서주면서 검찰 내부 결집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지방 검찰청 간부는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같은 중차대한 일을 앞둔 검찰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고검장들이 모여 내부 화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별도 수사단을 꾸렸는데도 쉽지 않은 강원랜드 사건을 일개 검사에게 맡긴 것에 대해 수사단이 총장의 수사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과도기적 상황에서 총장 본연의 결정권을 적절히 행사하면서 일선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는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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