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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옥죄도... 가계빚 증가액 되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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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옥죄도... 가계빚 증가액 되레 늘었다

입력
2018.05.23 15:4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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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신용 잔액 1500조원

풍선효과로 기타대출 400조 돌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작년보다 증가폭 3조5000억 커져

“다주택 양도세 중과 앞 거래 활발

전세대금 급증도 한몫” 분석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도 올해 1분기 가계빚 증가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도 올해 1분기 가계빚 증가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도 1분기 가계빚 증가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더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은행 주택담보대출만 비교하면 지난해 1분기 6조원 증가에서 올해 1분기엔 9조5,000억원 증가로 상승폭이 되레 더 커졌다. 대출 규제를 피해 주택담보대출 대신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풍선효과’에 기타대출 잔액도 400조원을 돌파했다.

23일 한국은행의 ‘2018년 1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총 1,486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1,450조8,000억원)보다 17조2,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16조9,000억원은 가계대출, 3,000억원은 판매신용(카드ㆍ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이었다.

분기별 증가액을 비교하면 올 1분기의 경우 지난해 4분기(31조6,000억원)보다는 적지만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16조6,000억원)보다는 6,000억원 가량 많았다. 특히 1분기 증가액으로는 2016년(20조6,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컸다. 가계신용 증가액은 계절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증가 규모를 가늠할 땐 통상 매년 같은 시기를 비교한다.

가계대출 가운데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4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3월 말 잔액이 40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증가액(3조5,000억원)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특히 은행 기타대출은 1~3월 3조6,000억원 늘어 1년 전 증가분(4,000억원)의 9배에 달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1분기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입주비용 등 주택 관련 부대비용 수요가 증가한 게 주요인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신용대출 공급이 원활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위시한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아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고신용 차주를 주로 상대하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늘고 있어 부실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6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 증가분 9조9,000억원보다 상당폭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대폭 줄인 2금융권을 제외하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 비교하면 지난해 1분기 6조원 증가에서 올해 1분기 9조5,000억원 증가로 상승폭이 되레 커졌다. 1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3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등 강력한 은행 주택대출 규제책이 무색한 결과다. 문 팀장은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대출수요가 늘었다”며 “통계상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되는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율(전년동비 대비)로 따지면 1분기 증가율이 8.0%로, 2015년 1분기(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데다가 5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가계빚 증가 속도가 여전히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최근 3년 3~5%대)을 훨씬 웃도는 데다가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7조3,000억원)이 지난해 4월 수준을 유지하는 등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속단하긴 어렵다. 더구나 가계빚 증가의 주요인인 주택거래 호황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2만9,022가구)은 전년동기 대비 6,500가구, 내달(4만2,183가구)은 1만3,140가구 많다. 하반기 입주물량(22만7,527가구)도 지난해 하반기(23만4,542만가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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