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백화점 업계의 미래에 대한 확신 사라진 듯”
아마존 피해 덜한 건축ㆍ인테리어 유통업으로 옮겨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려 대형 백화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 JC페니의 마빈 엘리슨 최고경영자가 다음달 1일자로 사임한다. 애널리스트들은 JC페니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2015년 8월 영입한 그가 물러나기로 한 것은 “백화점업계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 언론은 마빈 엘리슨이 7월 2일자로 건축자재 소매업체 로웨 CEO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과 함께 JC페니 주가가 6% 급락했다고 전했다.
115년 역사를 지닌 JC페니는 온라인 쇼핑 활성화 여파로 고전해 오다 엘리슨 영입과 함께매장 축소와 온라인 매장 강화는 물론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왔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닐 손더스 대표는 “엘리슨의 사임은 그가 JC페니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그가 그나마 ‘아마존으로부터 안전한(Amazon-proof)’ 유통 영역인 건축자재 소매업계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밀레니얼 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축 인테리어 자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한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나마 JC페니는 엘리슨이 경영을 맡은 후 자사 브랜드를 확장하고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팝업(임시) 매장을 여는 등의 노력으로 경기 호전과 매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엘리슨은 사임 불과 며칠 전 투자자들과의 만남에서 “유통업계가 최근 50년 간 가장 극심한 경쟁체제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컨설팅 기업 코터의 캐시 게르슈는 “JC페니는 물론 또 다른 대형백화점 시어스도 소비 행태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한 때 마을에서 유일하게 쇼핑할 수 있는 장소였던 창업 초기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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