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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떠난 배넌, 영향력은 그대로... 미국도 ‘비선 그룹’ 국정 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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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떠난 배넌, 영향력은 그대로... 미국도 ‘비선 그룹’ 국정 개입 논란

입력
2018.05.22 17:3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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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BI, 캠프 침투 조사’ 지시

외곽그룹 조언 받아 결정한 듯

볼턴도 측근들로 ‘그림자 NSC’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의 트럼프 대선캠프 침투설’ 조사를 지시한 배경에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비공식 참모들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취임해 미국의 강경한 외교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오랜 측근ㆍ지인들로 이뤄진 ‘그림자 국가안보회의(NSC)’를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판 비선(秘線)그룹의 국정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셈이다.

2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바깥에서 활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자 그룹’은 2016년 대선 무렵 법무부 또는 FBI가 트럼프 캠프에 정보원을 심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만큼, 특검 수사를 감독하는 로드 로젠슈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압박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런 조언을 건넨 외곽그룹 멤버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으나 지금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배넌, 트럼프 선거운동 매니저였던 코레이 레반도프스키 등이라고 CNN은 전했다. 만약 ‘FBI 침투설’이 사실이라면 정치 사찰에 해당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FBI의 기존 수사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뮬러 특검 수사의 정당성도 훼손될 수 있다. 하지만 ‘정보원의 익명성 보장’을 내세우는 FBI의 입장도 타당해 백악관 참모들은 관련 기밀 문서의 공개 요구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전날 트위터를 통해 결국 법무부에 공식 조사를 지시했다. 법무부도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CNN은 이를 두고 “트럼프의 외곽그룹이 백악관 내부자들과의 논쟁에서 승리한 것”이라며 “그들은 백악관의 존 켈리 비서실장, 돈 맥간 법률고문이 대통령 보호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뮬러 특검에 맞서는 트럼프의 새 전략은 수사범위ㆍ기간의 ‘제한’, 그리고 수사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공격’ 등으로 전개되는 양동작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볼턴 보좌관의 ‘그림자 NSC’도 도마에 올랐다. NYT는 이날 그가 수십 년간 관계를 맺은 외곽 측근그룹의 조언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NSC 물갈이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했다. 해외 로비스트 출신이자 컨설팅업체 대표인 매튜 C. 프리드먼, 임시직인 NSC 선임보좌관 자리까지 이미 꿰찬 찰스 M. 쿠퍼만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입장을 가진 전문가가 아니라, 자신과 가까운 친구들로 NSC를 채우려 하는 것이다. 신문은 “이해 충돌 발생은 물론, 대통령에게 군사, 외교, 정보 등의 정책 조율을 거쳐 최상의 조언을 건네야 할 NSC에서 이견의 여지는 줄어들고 동일한 목소리만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 연합뉴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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