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 이란에 최후 통첩 “완전한 비핵화 새 조건 수용 안하면 최강 제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 이란에 최후 통첩 “완전한 비핵화 새 조건 수용 안하면 최강 제재”

입력
2018.05.22 16:17
13면
0 0

이란 “노골적 내정 간섭” 일축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21일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이란 핵 협정과 관련한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21일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이란 핵 협정과 관련한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 연설 이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 연설 이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이란 핵 협상(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정면 대결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미 탈퇴 선언을 한 미국은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 등의 새로운 요구 조건을 내놓으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역대 최강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란은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결사 항전 태세에 돌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이 21일 밝힌 새 이란 정책은 이란 입장에서 보면 ‘항복 선언문’이나 다름 없다. 핵 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관련, ▦우라늄 농축 중단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재처리 중단 ▦군사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 시설에 무제한 접근 허용 ▦ 과거 핵무기 개발 계획 전면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시리아에서 이란 병력 전면 철수와 이스라엘 위협 중지 등 역내에서 타국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등 12개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의 손과 발을 다 잘라 중동 맹주로서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이 새 제재안이 발표되는 8월 6일까지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동맹국들과 전례 없는 금융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대신 그는 이란이 미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의 경제 번영을 지지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이란은 즉각 이를 거부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과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려는 당신(폼페이오)은 도대체 어떤 자인가”라면서 “(12가지 요구사항)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이란 외무부도 22일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의 무례한 발언은 노골적인 내정 간섭이자, 주권 침해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유럽연합(EU) 등이 대안으로 제시한 재협상 제안도 걷어차버렸던 만큼 미국의 이번 제안이 거부될 게 뻔했지만, 미국이 비현실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담아 새로운 협상안이라고 내놓은 것에 대해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군사행동이나 정권 교체 등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이건 전략이 아니라,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국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수순을 위한 핑계”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제1차 세계대전에 불을 지핀 세르비아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최후통첩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제재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프랑스 영국 등 이란 핵 합의에 동참했던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EU는 이날 폼페이오의 제안에 대해 “이란 핵 협정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