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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악령’ 드리운 신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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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악령’ 드리운 신태용호

입력
2018.05.23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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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인대파열로 엔트리 제외

공격수 3명만 남아 전략에 차질

수비진에선 김민재 낙마 이어

김진수도 회복 못하면 탈락 예고

신 감독 “답답한 마음이지만

추가 발탁 없다… 전술로 보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러닝하며 몸을 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에 대표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파주=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러닝하며 몸을 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에 대표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파주=연합뉴스

신태용호가 또 다시 ‘부상 악령’에 발목 잡혔다.

대한축구협회는 공격수 이근호(33ㆍ강원)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재활에 6주 이상 걸린다는 진단이 나와 대표 소집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이근호에 앞서 중앙 수비수 김민재(22ㆍ전북ㆍ오른 정강이뼈 실금), 측면 미드필더 염기훈(35ㆍ수원ㆍ오른 갈비뼈 골절), 측면 미드필더 권창훈(24ㆍ디종ㆍ오른 아킬레스건 파열)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또 지난 3월 유럽 원정에서 왼 무릎 인대가 파열된 김진수(26ㆍ전북)도 여전히 정상 훈련을 못하고 있다. 신태용(49) 축구대표팀 감독은 “김진수의 몸 상태를 조만간 테스트해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에 데려가지 못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대표팀은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지만 역대 최악의 줄 부상에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를 보여준 데다 본선에서도 세계랭킹 1위 독일을 비롯해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 월드컵 단골손님 멕시코 등과 F조에 속해 ‘3전 전패하고 일찌감치 돌아올 것’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예기치 않은 부상자 속출은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낮추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스웨덴과 첫 경기(한국시간 6월 18일 오후 9시)는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발된 선수들. 염기훈, 권창훈, 김민재, 이근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한축구협회 제공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발된 선수들. 염기훈, 권창훈, 김민재, 이근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장 신태용(49) 대표팀 감독은 공격과 수비 전술 모두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신 감독은 지난 21일 대표 선수들을 소집한 뒤 최소 2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 조직력을 가다듬어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민재가 빠지고 김진수의 회복이 불투명해져 기존 포 백에서 스리 백으로 변화를 고민 중이다. 또한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였던 권창훈에 이어 염기훈, 측면과 최전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근호까지 제외된 공격진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소집된 월드컵 엔트리에서 남아있는 공격수는 손흥민(26ㆍ토트넘), 황희찬(24ㆍ잘츠부르크), 김신욱(30ㆍ전북) 등 3명뿐이다.

신 감독은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공격수는 3명이지만 문선민(26), 이승우(20), 구자철(29) 등이 투 톱 형태를 만들 수 있고 다른 선수들도 공유할 수 있는 전술이 있다. 추가 발탁 없이 현재 명단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도 이근호 몫까지 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이 스트레칭하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파주=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이 스트레칭하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파주=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의 ‘부상 잔혹사’는 월드컵 때마다 되풀이됐다. 황선홍(50) 서울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중국과 경기에서 무릎을 다쳤다.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차범근(65) 전 감독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그를 프랑스로 데려갔으나 1분도 못 뛰고 돌아왔다. 이동국(39ㆍ전북)은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이 확실했지만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대에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는 수비수 곽태휘(37ㆍ서울)가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 다쳐 목발을 짚고 귀국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사흘 전 부상을 딛고 일어나 4강 신화를 쓴 이영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사흘 전 부상을 딛고 일어나 4강 신화를 쓴 이영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이영표(41)도 큰 부상을 당했다. 그는 폴란드와 개막전을 3일 앞두고 연습경기 도중 차두리(38ㆍ현 대표팀 코치)와 부딪혀 왼쪽 종아리 근육이 25%나 손상됐다. 3주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너무 다급했던 거스 히딩크(72) 전 감독이 공식 의료체계를 무시하고 한국에 월드컵을 구경 온 네덜란드 물리치료사 지인에게 이영표 치료를 맡겨 국가대표 의무 팀이 반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영표는 13일 만에 기적같이 회복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16강을 확정 지은 박지성(37)의 결승골,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터진 안정환(42)의 골든골(골 터지는 순간 경기 종료)을 어시스트하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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