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예방 인공지능 양계장
LG이노텍 ‘AI스마트팜’ 개발 착수
인공지능(AI)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정성껏 키운 닭을 대량 살처분하는 상황을 예방할 날이 머지 않았다. 닭과 양계장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 및 분석해 최적의 환경에서 닭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팜 기술이 개발된다.
LG이노텍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손을 잡고 사람 없이도 양계장 관리가 가능한 ‘AI 스마트팜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양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사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민관이 함께 개발하는 스마트팜은 빅데이터와 딥러닝, 카메라 센싱 기술 등을 활용한다. 양계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수만 마리 닭의 상태를 실시간 관찰하고, 날씨와 온도, 습도 등의 정보도 함께 수집한다. AI는 최적 양육 조건이 유지되도록 환경을 조정하고, 닭의 발육상태를 분석해 출하 시점을 예측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역할은 닭의 성장단계별 행동을 분석해 단계별 표준과 필요 환경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와 센서 등 계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축산과학원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닭의 상태를 평가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을 맡았다.
스마트팜 기술이 완성되면 양계 농가의 전염병 피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현재는 AI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수만 마리의 닭 중에서 병든 한 두 마리를 조기에 찾아내기 어려워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없다. 2016년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인해 3개월 만에 국내 821개 농가에서 총 3,314만 마리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 당시 양계 농가와 연관 산업의 합계 피해 규모는 직간접 비용을 모두 합쳐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AI가 닭을 지켜보다가 이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농가에 닭의 상태와 위치를 알려 빠른 방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혁신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면서 “AI 스마트팜 기술은 우리나라 농축산업을 혁신하고 농가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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