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는 F-페이스를 시작으로 브랜드 내에 세단 및 쿠페 외에도 SUV 라인업을 빠르게 증대 시키며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I-페이스 역시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갖췄고, 이어 등장한 E-페이스 역시 SUV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의 재규어와는 사뭇 다르지만 2018년 현재에서 시대의 흐름, 유행의 선두 주자인 독일차와는 또 다른 감성을 제시하고 있는 재규어가 크로스오버의 형태 속에서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에 전국을 돌며 진행되는 ‘아트 오브 퍼포먼스’ 서울 일정 현장을 찾아 베이비 재규어, ‘E-페이스’를 경험하기로 했다.
재규어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아트 오브 퍼포먼스
아트 오브 퍼포먼스는 재규어가 최근 제시하고 있는 브랜드의 슬로건이고 이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트 오브 퍼포먼스 투어’는 말 그대로 재규어의 감각적인 드라이빙과 그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행사다.
재규어의 드라이빙 감성을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GPS를 기반으로 하는 랜덤 짐카나 프로그램인 스마트콘 드라이빙과 트윈 테라포드 그리고 저마찰로 체험 등이 마련된 행사이며 이를 통해 재규어의 우수성을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아트 오브 퍼포먼스는 올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다.
베이비 재규어, E-페이스
아트 오브 퍼포먼스 현장에서 만난 E-페이스는 하얀 차체 컬러가 연출하는 우아함과 컴팩트한 SUV의 감성이 돋보였다. E-페이스는 4,395mm의 비교적 짧은 전장과 1,900mm의 전폭 그리고 1,638mm의 전고를 갖춰 약간 넓은 전폭을 가진 프리미엄 크로스오버의 감성을 연출했다. 여기에 2,681mm의 휠베이스를 갖췄고 공차중량은 AWD 시스템 때문인지 1,895kg로 다소 무거운 편이다.
차량의 디자인은 상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중형 SUV, F-페이스와 재규어의 스포츠 쿠페 ‘F-타입’의 감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전면 디자인은 사실 F-타입의 헤드라이트를 빌려왔다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며 범퍼는 F-페이스와 전체적으로 닮은 모습이다. 물론 프론트 그릴 중앙의 붉은 재규어 엠블럼 또한 ‘스포티한 SUV’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눈길을 끈다.
측면에서는 유려한 루프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F-페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E-페이스 역시 투박하기 보다는 쿠페에 가까운 실루엣을 적용해 재규어 고유의 역동성과 우아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곡선으로 볼륨감을 강조한 도어 패널과 풍성한 볼륨을 더한 전륜, 후륜의 펜더를 통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면 디자인은 전체적인 실루엣은 F-페이스의 것을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지만 날렵하고 예리하게 성형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F-타입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강조하듯 대구경의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했다. 분명 작은 체격이지만 재규어의 감성을 하나도 빠짐 없이 적용한 모습이다.
F-타입을 닮은 실내 공간
외형도 그랬지만 실내 공간의 모습 역시 F-타입의 감성이 느껴진다.
크로스오버 모델로서 넉넉한 공간감을 강조하기 위해 좌우대칭의 대시보드를 마련하고 수평적인 이미지를 구현했지만 F-타입이 그랬던 것처럼 센터페시아에 보조 손잡이 형태의 패널을 더해 운전석과 조수석을 확실히 분리하고 보다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한 모습이다.
게다가 오염이 조금 우려되지만 시각적인 만족감이 높은 투-톤으로 구성된 컬러 매치를 시작으로 재규어 고유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원형의 다이얼을 강조한 센터페시아의 컨트롤 패널 구조 등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냈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깔끔하고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해 만족감을 높이는 편이다. 기능도 이미 국내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 주변의 플라스틱 질감 고유의 다소 건조한 느낌이 곧바로 드러나는 편이라 프리미엄 모델로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공간 부분에서는 준수한 모습이다. 1열 공간의 경우 제법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디자인과 재규어 고유의 고급스러운 소재가 느껴지는 시트를 적용하고 SUV치고는 제법 낮은 시트 포지션을 통해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충분히 확보해 만족스러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한편 2열 공간은 차량의 실루엣 때문에 2열 헤드룸이 조금 부족한 편이지만 레그룸이나 시트의 포지션, 착좌감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전체적인 구성과 차량이 가지고 있는 컴팩트 SUV라는 컨셉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하고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
E-페이스의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577L의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컴팩트 SUV의 체급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며 넓고 큼직한 트렁크 게이트 덕에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다.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기능을 통해 상황에 따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E-페이스의 데뷔 무대, 스마트콘 드라이빙
E-페이스 R 다이내믹스 SE를 경험한 무대는 아트 오브 퍼포먼스 내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콘 드라이빙’ 프로그램이었다.
스마트콘 드라이빙은 GPS를 기반으로 순간적으로 랜덤한 짐카나 코스를 제시하여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실제 이를 통해 스마트콘 드라이빙에 참여한 운전자의 코스 주행 시간과 코너링 정확도, 최적의 코스 설정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으며 운전자는 반대로 긴급한 조작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다.
첨단 기술로 완성된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되는 재규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에서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경쾌하고 부드러운 스포츠 크로스오버
스마트콘 드라이빙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E-페이스의 보닛 아래에 자리한 인제니움 2.0L 터보 엔진을 재촉했다. SUV라는 형태, 그리고 터보 엔진의 구조 때문인지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반응이 반 템포 늦은 느낌이지만 SUV로서는 충분히 민첩한 반응이라 생각되었다.
인제니움 2.0L 터보 엔진의 출력은 249마력과 37.2kg.m로 비슷한 배기량, 구조를 가진 2.0L 터보 엔진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하지만 다른 엔진들에 비해 고회전 영역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매끄럽고 기민하게 회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 템포 늦은 반응이라고는 하지만 출력적인 부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덕에 각 스마트콘의 짧은 거리에서도 충분한 가속이 가능했다. 콘들의 간격이 멀지 않아 E-페이스의 9단 자동 변속기의 반응이나 변속 속도 등을 제대로 확인하긴 어려웠지만 특별히 이질감을 느끼거나 둔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제동력도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 페달의 조율이 제법 부드럽게 된 덕에 자꾸 최대 제동력을 끌어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최대 제동력이 아닌 상황에서도 249마력의 E-페이스를 다루고 달래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조금 더 빠른 속도에서 이 제동력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계속 들었다.
한편 차량의 움직임도 상당히 경쾌했다. 평범한 상황에서는 그게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AWD 시스템의 트랙션 분배가 무척 적극적으로 빠른 변화를 가지고 있어 코너 탈출 시에는 후륜에 출력을 더해 의도적으로 뉴트럴, 혹은 오버스티어에 가까운 움직임을 연출해 드라이빙의 재미를 더욱 배가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완벽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스마트콘 드라이빙이 진행된 주차장 노면이 그리 고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노면의 충격까지 능숙하게 걸러 일상적인 주행 환경이라면 더욱 편안하고 안락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점: 부드럽고 매끄러운 재규어 고유의 드라이빙 감성
아쉬운점: 반 템포 아쉬운 엔진의 반응
짧은 경험으로도 만족감을 제시하는 E-페이스
이번 E-페이스와의 만남은 무척 짧았고, E-페이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강점이나 특성을 파악하기엔 다소 시간과 그 경험의 다양함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드라이빙의 매력이라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바로 E-페이스다. 추후 시승을 통해 E-페이스의 매력과 부족한 점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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