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부상, 부상...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 소집 첫 날인 21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신태용(49) 축구대표팀 감독 인터뷰에선 ‘부상’이 최대 화두였다.
국가대표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24ㆍ디종)은 전날인 20일 프랑스 프로축구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파열로 월드컵 꿈을 접었다. 신 감독은 “참담하다. 그러나 권창훈의 대체 발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코치들과 (권창훈 공백에 대해) 대책을 마련했다.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프로축구 K리그 경기 중 오른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친 이근호(33ㆍ강원)의 상태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근호는 이날 훈련에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 참석했지만 런웨이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다. 신 감독은 “1차 소견 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2차 소견 결과 걷는데 통증이 있다고 한다. 오늘 다시 정밀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유럽 원정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김진수(26ㆍ전북)는 여전히 볼과 함께 하는 훈련은 못하고 있다. 오는 29일(온두라스)과 6월 1일(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열릴 두 차례 국내 평가전도 뛸 수 없다. 신 감독은 “김진수의 몸 상태를 조만간 테스트해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에 데려가지 못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날도 이근호는 아예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김진수와 발목 염좌가 있는 장현수(27ㆍFC도쿄)는 그라운드에 나왔지만 훈련은 안 했다. 장현수의 상태는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 3일 전까지 27명 중 23명의 최종 명단을 추려야 하는데 권창훈 외에 또 다시 부상으로 낙마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고개만 떨구고 있을 수는 없다. 신 감독은 “플랜A, B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조직력을 극대화기 위해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 모든 선수에 의무 트레이너가 붙어 맞춤형 재활과 컨디션 관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훈련 직전 선수단 첫 미팅을 이례적으로 길게 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지원스태프까지 모두 모이게 한 뒤 “오늘부터 총성 없는 전쟁, 월드컵이 시작한다. 서로 존중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며 하나가 되자”고 독려했다. 이어 축구 팬에게도 마지막 부탁을 했다. 신 감독은 “앞으로 있을 두 차례 국내 평가전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응원을 부탁한다. 6월 18일 스웨덴와 첫 경기에 맞춰 모든 걸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벼운 회복훈련만 소화한 대표팀은 22일 메디컬 체크와 프로필 촬영만 하고 휴식을 취한 뒤 23일부터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시작한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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