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중심 교과서 개발하겠다”
조희연ㆍ송주명ㆍ도성훈 손잡아
정치에 밀린 관심 끌기 포석도
6ㆍ13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진보성향 예비 주자들이 한데 뭉쳤다. 최근 남북화해 기조와 맞물려 진보진영에 유리한 통일 의제를 매개로 보수 측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드루킹 사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등 국내ㆍ외 대형 정치적 이슈에 가려 교육감 선거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판단 아래 유권자의 관심을 돌리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ㆍ송주명 경기도ㆍ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ㆍ도교육청 자율권 확대 등 중앙정부를 향해 5개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하지만 회견의 초점은 단연 평화ㆍ통일교육 활성화 공약에 모아졌다. 이들은 “평화ㆍ인권ㆍ생태 감수성과 세계 시민성이 중심이 된 평화교육 과정과 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무장지대(DMZ)를 활용한 생태ㆍ평화교육 ▦북한을 포함, 한중일 학생들이 만나는 청소년 동아시아 역사문화 캠프(가칭) ▦남북 수학여행 코스ㆍ프로그램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경기-인천을 잇는 수도권 벨트를 통해 교육 분야의 통일 의제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이 나왔다.
현재 세 예비후보는 ‘민주진보교육감 연석회의’란 이름으로 사실상 공동 전선을 취하고 있다. 3명 모두 각 지역 진보 측 단일화 경선을 거쳐 후보로 낙점됐다.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는 ‘접경지역 민주진보교육감 평화통일교육 공동 정책협약식’도 열렸다. 한반도평화포럼,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등 5개 사회단체가 통일교육 시범학교(가칭)와 평화통일교육연수센터 설립 등을 제안하고 조희연 서울시ㆍ이재정 경기도ㆍ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수락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들은 현직 교육감으로 재선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를 교육에 접목하려는 분위기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24, 25일 서울 대학로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비영리 민간단체 협의기구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통일공감 축제’가 진행된다.
진보 측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이 저마다 통일 공약을 앞세우고 연대를 꾀하는 것도 본선거에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조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4년 전에도 교육감 선거가 처음에는 세월호 참사에 묻혔지만 선거전에 돌입하자 결국 정책으로 판가름 났다”며 “정식 후보 등록 때까지 유권자를 선도할 수 있는 공약을 정교하게 가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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