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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8시간 근무 땐 12시간 쉬는 ‘보상휴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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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8시간 근무 땐 12시간 쉬는 ‘보상휴가’ 아시나요

입력
2018.05.20 16: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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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상 ‘1.5배 휴무’가 합법

실시 중인 회사 29%에 그쳐

같은 시간 쉬는 대휴는 법에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다음주에 업무가 많아서 일요일에 잠깐 나와줘야겠네. 괜찮지?”

토요일 저녁, 집에서 쉬던 이유진(27)씨는 상사로부터 갑자기 이 같은 지시를 받았다. 이씨는 “결국 미리 잡혀있었던 약속도 취소하고 일요일에 출근해 꼬박 9시간을 넘게 일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상사는 대신 다음주 출근일 중에 하루를 쉬는 ‘대체휴일(대휴)’을 쓰라고 했고, 그는 이마저도 감지덕지하며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이는 불법에 해당한다. 회사가 미리 근로자와 약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휴일 출근을 요구하는 경우엔 휴일 근무수당(1.5배)를 추가수당으로 지급하거나,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도입하는 ‘보상휴가제’에 따라 휴일근무시간의 1.5배 시간에 해당하는 휴무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57조에 명시된 보상휴가제는 연장이나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휴가를 주는 제도다. 다만 임금으로 지급 시 통상임금의 1.5배를 가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장 근로시간도 1.5배의 시간을 휴가로 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요일을 비롯한 유급휴일에 8시간을 근무했다면 다른 날 12시간의 휴가를 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이보다는 ‘대휴’ 개념이 더 익숙하다. 대휴는 노사가 미리 유급휴일에 일하는 대신 다른 날 하루 쉬도록 합의하는 제도로, 휴식시간을 따로 더하진 않는다. 일요일에 일했다면 평일 중 하루 쉬면 그만이다. 대휴는 대법원 판례로 인정 받고 있지만 노동법에는 없는 제도로, 오히려 법에 있는 보상휴가제보다 널리 쓰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6년 직장인 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직 중인 회사가 보상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28.7%에 불과했다.

문제는 대휴에 따라 노사가 합의했던 휴일을 변경하려 할 때는 적어도 24시간 전에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이런 절차가 무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회사가 합의나 사전고지 없이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에 출근을 명령했다면 휴일대체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1.5배의 초과근로수당을 주어야 한다. 회사에 보상휴가제가 있는 경우에만 휴가로 대신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보상휴가제와 대휴의 개념이 뒤섞이면서 이 경우마저 대휴로 대체해 버리는 경우가 잦다.

한편으론 근로자 과반수가 주어진 연차휴가조차 소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휴일수당을 받는 쪽을 선호해, 사측에 보상휴가제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박성우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회장은 “어차피 쉬지 못할 바에야 돈으로 받자는 것인데, 실제 근로자들의 ‘휴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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