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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외식 메뉴를 집에서… 간편식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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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외식 메뉴를 집에서… 간편식의 진화

입력
2018.05.20 15: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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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ㆍ스키야키ㆍ월남쌈 등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

소량 포장한 신제품 쏟아져

고급 집밥족 시장 더 커질 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취 생활 5년 차인 직장인 강모씨는 요즘 밖에서 밥을 사 먹기가 꺼려진다. 혼자서 식당을 들어가면 환대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 데다가, 외식 메뉴 대부분이 주로 2인용 이상으로 제공되다 보니 강 씨가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중식당에 혼자 방문해 요리를 주문하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그렇다고 매번 집에서 요리하기도 어렵다 보니 패스트푸드점이나 분식집에서 끼니를 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식품 유통업체들이 집에서 고급 외식 메뉴를 즐기고 싶은 ‘프리미엄 홈 족’을 겨냥해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사 먹는 음식은 싫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매일 요리하기도 어려운 1, 2인 가구 중심으로 외식 메뉴를 찾는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고급 중식당에 가야 주문할 수 있는 중국식 만두 샤오롱바오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딤섬 샤오롱바오’ 3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포장을 뜯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열만 가하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음식이 남지 않도록 소량 포장된 것도 특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3분 카레로 시작된 가정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점점 더 고급 메뉴로 확대되고 있다”며 “간편 조리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본격적인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메뉴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회사 아워홈은 지난 3월 ‘뼈없는 감자탕’과 ‘불꽁치김치찌개’ 등을 가정간편식(HMR) 신메뉴로 내놨다. 이 제품들도 조리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용기 채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설거지 등의 뒤처리 부담도 적다. 집에서 취사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집밥을 먹고 싶은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여럿이 식당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정 간편식의 장점”이라며 “특히 이들 제품은 조리부터 식사까지 한 그릇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원플레이트’ 제품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프리미엄 메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통 업체들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유통사들은 편리함과 함께 요리하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밀키트(Meal kit)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밀키트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 분량의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로 구성된 제품을 뜻한다.

편의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GS리테일은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 쿡’을 지난해 연말 론칭하고 갈비찜, 스키야키, 월남쌈, 파스타 등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주문한 메뉴를 집으로 정기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현재 10여개 메뉴를 연말까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백화점 업계 최초로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를 선보이고 차돌버섯찜ㆍ양념장어덮밥ㆍ밀푀유나베 등 1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유명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최현석, 오세득 등 유명 셰프와 손잡고 ‘H플레이트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외식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향후 더 커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집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1, 2인가구도 크게 늘고 있다”며 “밀키트 시장을 포함해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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