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8)가 4년 만에 은반 위에 섰다.
김연아는 19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하우스 오브 우드콕’(House of Woodcock)을 선보였다. 김연아가 갈라 프로그램에 나선 건 현역 선수 은퇴 아이스쇼로 열린 2014년 무대 이후 4년 만이다.
1부 공연의 마지막 순서에 등장한 김연아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잔잔한 꽃무늬가 있는 흰 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2분 여간 3,000여 관중을 매혹하는 우아한 연기를 선보였다.
점프는 뛰지 않았지만 풍부한 표정과 스핀 등 특유의 우아함이 돋보이는 동작들로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연기가 끝난 후 일부 관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연아도 오랜만에 선 은반을 만끽하려는 듯 손을 흔들며 끝까지 관중의 환호에 답한 후 천천히 무대를 떠났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캐나다)과 다시 호흡을 맞춘 김연아는 새 갈라 프로그램에 대해 “최근 봤던 영화(팬텀 스레드)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던 음악이 있었는데, 영화를 볼 당시엔 그게 새 프로그램이 될지 몰랐다”며 “역동적인 연기는 부담될 것 같아 클래식한 음악을 택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잘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22일까지 3일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번 아이스쇼는 티켓 판매 2분 만에 공연 모든 일정 좌석이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연아뿐만 아니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조, 2018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케이틀린 오스몬드, 최근 은퇴를 선언한 남자 싱글의 패트릭 챈(이상 캐나다), 평창올림픽 아이스댄스 은메달리스트 가브리엘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이상 프랑스) 조 등이 출연했다. 국내 선수로는 여자 싱글 간판 최다빈과 박소연, 유영, 임은수, 김예림, 남자 싱글 이준형 등이 나섰다.
김연아는 앞으로도 아이스쇼를 통해 계속 피겨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은퇴 직후엔 쉬고 싶은 마음이 커 오랜 기간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다”며 “몸이 허락한다면 은반 위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고, 일단 이번 아이스쇼 프로그램을 잘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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