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해 백령도 북서쪽 바다서
북한 남성 2명 해경ㆍ해군에 포착
합신조, 월남 경위 등 조사 착수
북한 남성 2명이 19일 새벽 배를 타고 서해 백령도 인근 바다를 통해 귀순했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북한군 영관급 장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장교가 귀순한 건 10년 만이다. 내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경색 조짐이 보이는 남북관계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
해경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새벽 백령도 북서방 해상에서 북한 어선을 발견해 해군과 합동으로 구조했다”며 “(배에 탄) 북한인 남성 2명은 입항 후 관계기관이 합동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낮 12시쯤 내륙에 도착하는 대로 정부 합동신문조가 월남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한 남성 2명은 소형 선박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고,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서쪽 해상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배에는 북한 장교 1명과 노동자로 추정되는 주민 1명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귀순한 장교의 계급은 우리 군 소령에 해당하는 소좌로 추정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국가정보원과 군, 경찰 등 관계 당국은 곧바로 합신조를 구성해 이들의 귀순 동기ㆍ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장교가 접경 지역에서 귀순한 건 2008년 4월 북한 보위부 소속 이철호 중위가 서부전선 판문점 인근 우리 군 감시초소(GP)로 귀순한 뒤 10년 만이고 접경지를 통한 북한 군인의 귀순은 2000년 이후 14번째다. 최근 북한군 귀순은 지난해 11월 총격을 받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은 하전사(부사관) 오청성씨다. 서해상으로 북한 주민이 귀순한 건 지난해 8월 북한 주민 1명이 서해 교동도로 넘어와 귀순한 뒤 9개월 만이다.
관심사는 이들의 귀순이 올 들어 순풍을 타다 최근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는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다. 탈북은 북한이 민감하게 여겨 온 현안이다. 과거 북한은 서해ㆍ동해에서 표류하다 우리 해군이나 해경에 의해 발견된 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한 적이 있고, 2016년 중국 소재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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