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하천 범람 주민 170명 긴급 대피
“올림픽 시설 제때 철거 안돼 물바다”
홍천서도 도로 유실ㆍ차량통제 잇따라
18일 새벽 강원지역에 시간당 60㎜가 넘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주택이 침수돼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홍천 182㎜를 비롯해 횡성 안흥 164㎜, 평창 면온 150㎜, 홍천 내면 139㎜, 양구 방산 134.5㎜, 철원 119.1㎜, 강릉 115.5㎜, 춘천 106.2㎜, 양양 100.5㎜ 등이다.
특히 평창 봉평에는 지난 17일 오후 11시부터 자정 사이 시간당 63㎜의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부은 집중 폭우로 오전 1시 10분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인근 하천이 범람해 62가구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주민 170여 명은 잠을 자다 겨우 몸만 빠져 나와 마을회관을 대피했다. 일부 주민들은 “올림픽 때 물길을 막아 강변에 설치한 차량 승ㆍ하차 시설물 때문에 빗물이 역류해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고 주장했다. 침수된 횡계리 일대는 평창올림픽 개ㆍ폐회식이 열린 올림픽플라자에서 300m 가량 떨어져 있다.
또 오전 3시 14분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 스키장 인근에서는 산사태 우려로 2가구 주민 6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새벽 국지성 호우로 호우경보가 내려졌던 홍천군에서도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2시 56분쯤 홍천군 화촌면 매봉주유소 인근 56번 국도에 토사가 덮쳐 이 구간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홍천 내면 가덕교는 지난해에 이어 또 폭우에 유실됐다.
앞서 양구군 양구읍 403번 지방도 월명교 공사현장의 임시 도로가 불어난 물로 한때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북한강 수계 댐들도 방류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팔당댐은 수문 10개를 27.5m 높이로 열고 초당 6,352톤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청평댐은 초당 4,277톤, 의암댐과 춘천댐은 각각 초당 1,17톤과 1,018톤을 하류로 흘려보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틀간 200㎜ 가량의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 등 추가 피해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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