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마침내 탄생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은 지나 해스펠(61) CIA 국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했다. 인준 투표 결과는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나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임자였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해스펠 신임 국장은 인준 과정에서 과거 물고문 전력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CIA가 해외비밀공작을 수행하던 2013년 총책임자였던 해스펠이 태국에서 ‘고양이 눈’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비밀감옥을 운영했을 때 물고문 등 가혹하고 잔인한 심문기법을 지휘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베트남전 당시 포로가 물고문을 받은 경험이 있는 미국의 정계 거물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상원의원은 “미국인에 의한 고문 사용 감독에 있어 해스펠의 역할은 충격적”이라며 “그는 고문의 부도덕성 인정을 거부한 만큼 (CIA 국장) 자격이 없다”고 인준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투병 중인 매케인 의원은 이날 인준 투표에 출석하지 않았다.
해스펠은 논란이 확산되자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에게 “(9ㆍ11 이후의) 가혹한 구금과 심문 프로그램은 시행되지 않았어야 했다”는 내용이 담긴 반성문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결국 상당수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워너 의원은 표결에 앞서 “해스펠은 고문 같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지시를 대통령이 할 경우, 진실을 말하고 그에 맞설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해스펠 지지의 뜻을 거듭 밝혔다. 앞서 상원 정보위는 전날 찬성 10, 반대 5로 해스펠 내정자 인준을 가결했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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