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헌의 구례일기 힘들어도 괴롭진 않아
원유헌 지음
르네상스 발행ㆍ288쪽ㆍ1만7,000원
농사를 지어본 적도, 서울 밖에서 살아본 적도 없던 40대 남성이 2011년 아내, 아들과 함께 지리산 노고단이 지척인 곳으로 귀농했다.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뜻대로 삶을 살고 싶어 택한 곳은 전남 구례. 2014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한국일보에 ‘원유헌의 구례일기’로 연재된 저자의 글이 책 ‘힘들어도 괴롭진 않아’로 나왔다.
시골의 소소한 일상과 그 안에서 깨닫는 인생의 이치가 생생하게 담겼다. 이웃 사람들의 정감 가는 사투리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도 한 몫 한다. 하지만 결점 없는 농촌을 보여주는 게 목표인 책은 아니다. 저자는 생각만큼 아름답지만은 않고, 생각보다 힘든 곳이라는 점도 털어 놓는다. 귀농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절실함”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한 마디에 당장 구례로 달려가고 싶어지게 된다. 그가 농촌에 살며 이룬 목표다. “싫은 것과 거리 두기, 미운 사람 안 만나기, 나쁜 짓 안 하기, 돈 없으면 가만히 있기, 착하게 농사짓기, 많이 도와주기, 음악 듣기, 책 읽기, 마을 회관에서 밥 많이 먹기.”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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