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중국 정부의 승인으로 마지막 난관을 넘었다. 이에 따라 도시바메모리의 한미일 연합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17일 “중국 정부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오후 “베인캐피털로부터 이런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원전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로 자금난에 시달렸던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말 이사회 승인을 거쳐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미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과 도시바메모리 주식 전량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의 단일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 반독점 분쟁이 터질 소지가 있는 국가를 선정해 사전 심사를 받는다. 한미일 연합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필리핀 대만에서 승인을 마쳤지만 메모리 반도체 최대 소비국가인 중국의 심사는 애초 계약 완료 시점인 올해 3월을 넘겨 계속 지연됐다.
중국이 시간을 끌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 마찰의 영향, 올해 본격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한 현지 기업 보호 등 지연 사유를 놓고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매각 계약 철회를 요구해 온 도시바 일부 주주들의 목소리도 불거지며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퍼졌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져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미일 연합은 다음 달 1일 2조엔을 도시바 측에 지급하고 도시바메모리를 품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향후 10년간 의결권 지분 15% 이하 제한 및 기밀정보 접근 차단이 계약조건에 포함돼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도시바메모리와 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위상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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