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종족뿐만 아니라 위험에 빠진 바다 생물들을 도와 ‘바다의 성자’라 불리는 혹등고래. 이런 혹등고래 중 알래스카 혹등고래는 먹이를 잡을 때 기발한 작전을 펼친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버블넷 작전’. 말 그대로 거품으로 그물을 만들어 주식인 청어 등을 사냥하는데요.
버블넷 작전을 위해서 혹등고래들은 각각 몰이꾼, 호출자, 링 리더의 3조로 나뉩니다. 몰이꾼은 넓게 퍼져있는 청어를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하고, 호출자는 이렇게 모인 청어 아래쪽에서 180데시벨(dB)의 소리를 내 청어 떼를 혼란에 빠뜨린 후 수면으로 몰고 올라갑니다. 이 때 링 리더는 즉시 나선형의 물방울 기둥을 수면에 만드는데요. 청어 떼가 물방울 기둥으로 들어가 갇히는 순간, 몰이꾼과 호출자 고래들도 수면으로 올라와 먹이를 먹는 것이죠.
청어들이 물방울 기둥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소리’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영국의 음향연구소(Institute of Acoustics)가 발간하는 ‘어쿠스틱스’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혹등고래가 빠른 속도로 돌며 거품 기둥을 만들 때 칠판 긁는 소음에 달하는, 최대 4,000Hz(헤르츠)의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기둥 내부는 조용하지만 기둥 바깥쪽 소리는 너무 높아서 청어들이 도망가지 못하는 것이죠.
하루 1톤 이상의 먹이를 먹어야 하는 혹등고래들이 한 번에 많은 양의 청어를 먹기 위해 이런 협동 작전을 펼친다고 합니다. 다른 혹등고래나 돌고래 등도 거품을 이용해 사냥을 하긴 하지만, 이렇게 협동 작전을 사용하는 건 '알래스카 혹등고래'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효율적으로 먹이를 먹기 위한 알래스카 혹등고래의 작전이 정말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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