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배우 이서원이 KBS2 가요프로그램 ‘뮤직뱅크’와 tvN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어바웃 타임’)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
‘뮤직뱅크’ 제작진은 “‘뮤직뱅크’ MC인 이서원과 관련된 사건 보도 이후 사실관계를 소속사 등을 통해 확인했고 그에 따라 이서원의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작진은 “당분간 ‘뮤직뱅크’는 기존 MC인 솔빈과 함께 짝을 이룰 스페셜 MC를 다양하게 섭외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광진경찰서는 16일 동료 여성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를 이용해 협박한 혐의(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로 이서원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서원의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이서원이 지인과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발생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tvN 드라마 ‘어바웃 타임’ 제작진도 이서원의 해당 사실을 통보 받고 이날 밤 늦게까지 내부 논의를 거쳐 그의 하차를 결정했다. 이서원은 21일 첫 방송되는 ‘어바웃 타임’에서 극중 여주인공 최미카엘라(이성경)가 출연하는 뮤지컬의 연출자 역을 맡았다. 제작진은 “이서원이 여주인공과 별도의 서브 스토리를 담당하는 조연 역할로 분량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이야기 중 하나로 그려지기 때문에 스토리 자체를 삭제할 수는 없어 다른 배우로 대체해 재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바웃 타임’은 17일 오후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내부적으로 황망한 상황이다. 심지어 이서원은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tvN측은 일단 제작발표회를 미루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던 터라 이서원의 촬영 분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 배우까지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라 후속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올 들어 여러 악재를 겪은 CJ E&M으로서는 ‘이서원 쇼크’가 뼈 아플 수밖에 없다. ‘미투’(#Me Too) 폭로로 배우 조재현과 오달수, 고 조민기가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상황이 연속해서 발생했다. 조재현은 한창 방영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중도 하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오달수(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고 조민기(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도 첫 방송을 앞두고 하차했다. 이들 드라마는 세 사람이 미리 촬영해 놓은 분량을 통편집하거나 대체 배우를 찾는 등 진통을 겪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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