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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③] 스티븐 연→연상엽, 100% 한국어 연기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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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③] 스티븐 연→연상엽, 100% 한국어 연기 소화

입력
2018.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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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 ‘버닝’ 스틸컷
스티븐 연. ‘버닝’ 스틸컷

한국계 미국인인 배우 스티븐 연은 '버닝' 엔딩 크레디트에 연상엽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오른다. 어릴 때 이민을 가서 한국어에 서투르고, 영어가 익숙한 배우이지만 '버닝'에선 100% 한국어 연기를 소화한다.

재밌는 건, 최근 욱일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그의 한국어가 무척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교포 특유의 말투가 묻어나긴 하나, 극에 이질감을 주진 않는다. 그만큼 대사에 공들인 기색이 역력하다.

스티븐 연이 연기하는 벤은 미스터리한 남자다. 늘 웃는 얼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다. 미묘한 표정과 눈빛의 스티븐 연은 이 역할과 무척 어울린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다룬다.

아프리카로 떠났던 해미는 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해미를 애타게 기다렸던 종수는 당황하지만, 좋은 집과 외제차를 가진 벤에게 대적할 자신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해미가 사라지고, 종수는 그녀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스티븐 연. ‘버닝’ 스틸컷
스티븐 연. ‘버닝’ 스틸컷

"아주 어릴 때를 빼고는 눈물을 흘려본 기억이 없다"는 벤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한다. 해미가 우는 모습을 봐도 웃음을 터뜨리는 그런 남자다. 그는 종수를 향해 "너무 진지하다"며 삶을 더 즐기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종수는 그런 벤이 어딘지 꺼림칙하다.

매우 세련되고 여유로우면서도 속내를 알기 어려운 벤 캐릭터를 스티븐 연은 특유의 분위기로 자연스레 소화했다. 그의 눈빛엔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티븐 연은 '버닝' 촬영에 대해 "끝내줬다. '이런 경험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드는 현장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도 큰 방점을 찍은 영화임에 분명하다.

극 중 끊임없이 대립하는 유아인과의 호흡도 좋았다. 스티븐 연은 "파트너를 완전하게 믿을 수 있다는 건 배우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것이다. 유아인 덕분에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상대 배우 유아인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버닝'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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