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SBS 해설위원
“월드컵 시청률 경쟁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해설 할 것”
“제 축구 철학을 지도자의 입장으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해설을 통해 박지성이 어떻게 축구를 해왔고, 어떤 관점으로 축구를 바라보는지 팬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생애 처음으로 축구 경기 방송 해설에 나서며 각오를 밝혔다.
박 본부장은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SBS ‘러시아 월드컵’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시청률 경쟁보다는 또 다른 관점의 해설로 다양성을 보여줄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SBS 해설위원으로 최근 위촉됐다. 박 본부장은 2014년 은퇴 당시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 밝혔고 이후 축구 행정가로 활동해 왔다.
박 본부장은 2002 한일월드컵부터 세 번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매번 골을 넣었다. 국내 선수로선 유일한 기록이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이었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년을 뛰는 등 그라운드에서 빼어난 실력을 선보였지만 인터뷰를 제외한 방송 출연은 자제해 왔다. 박 본부장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방송국들의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는 소문을 뒤로 하고 SBS 해설위원 자리를 택해 방송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박 본부장은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재치 있는 해설로 입지를 다진 KBS 이영표(41), MBC 안정환(42) 해설위원과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 해설위원, 안 해설위원과는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 등에서 함께 뛰었다. 캐스터로 박 본부장과 호흡을 맞추는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박 본부장은 큰 무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판단력이 정확해 그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현역 시절과 달리) 말도 많이 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성적을 조금은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은 50%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작게 점치면서도 “월드컵에선 언제나 이변이 있었고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희망했다.
박 본부장은 유력한 4강 후보와 우승 후보도 명쾌하게 밝혔다. 그는 “브라질, 독일 프랑스가 (4강에) 올라갈 것 같고 이변이 일어날 것 같아 한 자리는 비워두겠다”며 “브라질은 우승 후보다. 네이마르가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본부장은 대표팀 전력 평가와 함께 선수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패스를 추구하는 경기를 했다”며 “부상으로 엔트리가 변경된 상황에서 플랜B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시간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대되는 선수로는 손흥민(26ㆍ토트넘)을 꼽았다. 박 본부장은 “손흥민은 스스로 (골을) 결정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이 보유하기 쉽지 않은,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최종 예선 성적에 대해 아쉬운 말이 많아 부담감이 클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을 무대인 만큼 즐겁게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