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테러리즘’ 만 강조한 1년 전과
180도 달라진 라마단 성명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이슬람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이슬람교도에게 축하 인사를 하고 행운을 기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라마단은 정신적 성장을 심화하고 신이 주신 많은 축복에 대한 감사함을 새롭게 하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라며 “이러한 감사와 성찰의 정신에서 라마단을 지키는 사람들은 공동체를 강화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우며 거룩한 삶을 사는 방법에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라마단을 통해 이슬람교도들이 미국 삶의 종교적인 태피스트리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멜라니아와 나는 축복받은 달을 위한 희망에 동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첫해인 지난해 라마단 당시 이슬람교도와 테러리즘을 결부시킨 성명으로 반발을 샀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반무슬림 발언으로 인종 차별 논란을 낳은 데 이어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 맞은 라마단 성명에서 수차례 테러 관련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당시 영국과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언급하며 “라마단의 정신에 전적으로 반하는 타락한 행동은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비정상적인 관념을 패배시킬 수 있도록 우리의 결의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라마단 성명에서 테러 반대를 부르짖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성명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듬해 발표한 라마단 성명에서 자선과 자비, 평화 등 이슬람 신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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