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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책사’ 류허 방미, 미중 무역갈등 끝 보인다

입력
2018.05.15 16:3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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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ZTE 제재 완화” 이어

中, 농산물 관세 철회 검토

스티븐 므누신(왼쪽 사진)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왼쪽 사진)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15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미중 간 무역협상의 타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겨냥한 미국산 농산물 보복관세 부과 계획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등은 이날 “류 부총리가 미국 정부 초청에 따라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5~19일 미국을 방문한다”면서 “류 부총리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양국 경제ㆍ무역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과 공동 노력해 이번 경제ㆍ무역 대화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4일 므누신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의 방중 협상을 무위로 끝낸 미국과 중국은 공히 이번 류 부총리의 방미를 앞두고는 상대국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현안 중 하나인 ZTE 제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ZTE가 신속하게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 주석과 협력하고 있으며 상무부에도 이를 지시했다”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500억달러(약 53조6,9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안을 논의할 공청회를 당초 이날 열기로 했으나 부랴부랴 17일로 늦췄다.

중국도 류 부총리를 통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 대미 무역흑자 축소 방안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다. 또 미국의 ZTE 제재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불허했던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NXP 인수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특히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조치였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선 미중 양국이 2차 무역협상에서 느슨하게나마 일정한 합의를 이뤄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한번 더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최종 매듭지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미중관계 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일부 줄이는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양국이 휴전기를 갖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와 관련해서 중국이 미국 압력에 굴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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