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영정상화 기자회견장서
손팻말 들고 구호 외친 비정규직
출입 금지ㆍ자택 대기 지시 받아
14일 한국지엠(GM) 경영 정상화 기자회견장에서 손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 출입 금지와 자택 대기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7개 한국지엠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5명은 이날부터 한국지엠 출입이 금지됐다. 이중 4개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11명은 협력업체로부터 자택 대기 지시도 받았다.
한 협력업체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보낸 경고장에서 “당사는 ‘갑’사인 한국지엠으로부터 유감 표명 문서를 받았고 위반 당사자 출입 통제 요청을 받았다”며 “이에 당사는 위반자를 특정해 한국지엠에 출입 금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또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자택 대기를 명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출입 금지와 자택 대기 지시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날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대강당에서 비정규직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는 손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한국지엠은 이날 이곳에서 경영 정상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자 카허 카젬 사장 등 임원 5명 안전을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다.
서형태 부평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비정규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입장을 기자들에게 시간을 가졌으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이었고 이후에는 침묵을 지키며 기자회견 참관을 요청했으나 한국지엠은 일정을 취소하고 책임을 비정규직에게 전가했다”라며 “한국지엠은 협력업체를 지휘ㆍ감독하고 인사 명령까지 관여하고 있는데, 우리도 정상적인 출근과 조합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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