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측에 돈 전달하라”
경찰, 드루킹 지시 진술 확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이 네이버 뿐만 아니라 다음과 네이트에서도 댓글 및 추천수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 두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네이버에 한정됐던 경찰 수사가 국내를 대표하는 ‘포털 3사’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주 중반 다음과 네이트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기사 댓글 및 공감추천 관련 기록 자료 보존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드루킹 김씨 측근인 또 다른 김모(필명 초뽀)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지난 19대 대선 약 7개월 전인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댓글 여론 조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9만여건 기사 인터넷 주소(URL)가 담긴 보안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확보했다. 분석 결과 이들 기사는 네이버는 물론이고, 다음과 네이트에도 상당수 게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드루킹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공모 회원 김모(49·필명 성원)씨에게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500만원을 건네도록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좌관으로서 향후 있을 수 있는 민원과 관련해 한씨에게 돈을 줬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돈을 건넨 성원 김모씨와 경공모 회계담당인 또 다른 김모(49·필명 파로스)씨를 조사하면서 “드루킹 지시로 500만원을 준비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200여명이 김 의원에게 2016년 11월 16일부터 후원금 2,700여만원을 낸 것과 관련, 이들 중 80%가량이 11월 17일부터 개인 계좌에서 김 의원 후원회 공식 계좌로 돈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16일 입금 내역은 후원회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중 20여명이 경찰 등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차례로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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