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기업 지원 위한 한국판 ‘잡스법’ 건의할 것
초대형 IB “모험자본 공급ㆍ혁신성장 위해 필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혁신성장을 위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투자액이 연간 20조원에 달한다며 추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한국판 ‘잡스법’(JOBS Actㆍ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혁신 성장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확대는 국가 정책 과제이자 사회적 요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권 회장 취임 후 처음 집계한 지난해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규모는 증권사 19조원, 자산운용사 1조원 등 총 20조원이다. 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의료, 정밀기기 등 혁신성장 성격의 첨단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에 속한 기업에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인수, 직접투자(PI) 등의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의 규모다.
권 회장은 “오는 9월부터 종합금융투자사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코스닥벤처펀드가 활성화된다면 올해와 내년의 조달 규모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판 잡스법 도입과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한 발행어음 사업 확대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잡스법은 미국이 신생기업의 자금 조달 등을 지원해 고용 확대를 꾀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2년 제정한 법이다. 연 매출 10억달러 미만 기업들에 대해 IPO 절차와 규제를 대폭 간소화하고 대기업에 적용되는 회계 공시 기준을 면제한다는 게 골자다. 권 회장은 “미국은 잡스법 시행 3년만에 자본시장 외연이 확대되고 민간부문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한국판 잡스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가가 지연되고 있는 초대형 IB에 대한 발행어음 사업에 대해서는 “모험자본 공급과 혁신성장 차원에서 절실한 사안”이라며 “가급적 빨리 인가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 후속 조치로는 협회 회원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권 회장은 “현재 금융감독원이 전 증권사의 매매 시스템을 검증 중”이라며 “협회 차원에선 내부통제시스템 강화와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와 관련한 모범규준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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