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비핵화 조치와 큰 보상의 빅딜 시사
“북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시 민간 투자 허용”
“김 위원장, 과거와 다르고 크고 특별해야 하는 것 이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 방송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면 미국의 민간 투자가 허용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대규모 경제 지원을 구체화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북핵 협상이 과거와 달리 “더 크고 더 빠른” 방식이 되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빠르고 과감한 비핵화 조치 대 미국의 큰 보상이란 빅딜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솓폭스뉴스 프로그램에서 “납세자가 아니라, 민간 부문이 (북한에) 들어가 에너지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돕고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그들과 협력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고기를 먹고 건강한 삶을 살수 있도록 미국의 농업 역량이 북한을 지원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도 나와, 미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대북 제재를 해제해 미 자본이 북한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농업 장비와 기술, 에너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우리의 기업인과 모험가, 자본 공급자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이들과 이들이 가져올 자본을 (핵 포기 대가로) 얻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남한과 견줄 만한 북한 주민의 진정한 경제 번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비핵화를 얻는다면 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선 “당신이 X를 주면 우리가 Y를 주는 방식은 이전에도 해온 방식으로 계속해서 실패했다"면서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해법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이 (과거와는) 다르고 크며 특별해야 하며, 예전에는 없었던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우리가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양측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진정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크고, 다르고, 더 빠른 것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한다면 북한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을 향해 정권교체 및 붕괴, 흡수 통일을 바라지 않으면 북한 침공도 없다는 '4노'(No) 방침을 제시해왔다. 그는 "우리는 확실하게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김 위원장이 자국과 자국민을 위한 전략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이며, 그가 그렇게 할 준비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차례 만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선 "데니스 로드먼(전 NBA 농구선수)보다 리바운드 수는 훨씬 적지만 김 위원장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대화는 전문적이었고 따뜻하고 건설적이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요점을 잘 알며, 북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성취하려고 노력하는지도 안다. 복잡성을 다룰 수 있고 서방 언론도 따라가고 있다. 아마도 어느 시점에서 이 방송도 볼 것이다. 그는 세계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그는 또한 (북미정상 회담일인) 6월 12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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