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서적 학대” 벌금 500만원 선고
초등학생 제자들에게 욕설과 막말을 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박재성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인천 A초등학교 교사 B(46)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B씨는 지난해 3월 1일부터 5월 25일까지 A초등학교 교실과 복도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3, 4학년 학생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5월 25일 학교 복도에서 마주친 3학년 학생 C(9)양에게 “개XX, 꺼져”라고 욕설을 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꺼지라”라고 소리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업 중에 4학년 학생들에게 “으이씨, 귀 쳐먹었냐”라고 욕설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불안감을 갖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초등학교 학부모 30여명은 지난해 5월 “B씨가 아이들에게 겁을 주며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박 판사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모범이 돼야 하는 교사인 피고인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피해 아동들을 정서적으로 가해했다”며 “많은 학부모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주변 동료들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도 좋지 않은 정황”이라고 밝혔다. 박 판사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이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어 이 사건 발생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 그동안의 교직 기간 동안 특별한 문제 없이 교직을 이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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