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도 "참회·반성" 진술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로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장시호씨가 항소심에서도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장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최후변론 기회를 얻어 "죄가 너무 커서 감히 용서해달라는 것이 양심 없는 일이란 것을 잘 알지만, 저는 죄인이기 전에 한 아이의 엄마"라며 흐느꼈다.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저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죄인"이라며 "아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국민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생 가슴에 잘못을 깊이 새기면서 잊지 않으며 살겠다"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장씨는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그룹,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18억여원을 받아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다만 그는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여러 사실관계를 진술하고 수사 단서였던 '제2 태블릿'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1심에서 일종의 영미식 '플리바게닝'(범죄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감경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 성격으로 장씨에 대해 1년 6개월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구형보다 무거운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장씨의 변호인은 "용기를 내서 진실을 고백한 대가로 선처를 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세상을 원망하고 낙담하기도 했으나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고 참회하며 6개월을 보냈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재차 선처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변호인은 "선처를 받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한 피고인은 사건이 마무리되면 아들과 시골로 내려가 조용한 생활을 할 것"이라며 "속히 아들 곁으로 돌아가 자숙하며 살도록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씨와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역시 모두 자신의 유죄를 인정한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김 전 차관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이 자리에 선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1심 판결에서 유죄를 받은 데 대해 진심으로 인정하는 것이 용서를 구하고 사죄드리는 최소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참회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자숙하며 지내겠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길이 무엇인지 살피며 살겠다"고 말했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의 선고 공판은 내달 1일 오후 2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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