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서 120억원대 공짜 주식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진경준(51) 전 검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쟁점이 됐던 넥슨 공짜 주식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뇌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1일 진 전 검사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친구인 김정주(50)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로부터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2,500만원을 받아 주식 1만주를 산 뒤 이듬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바꿔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익을 수수할 당시 장래에 발생할 어떤 일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그 일로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이익을 공유한 것일 뿐”이라며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를 무죄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2010년 8월 대한항공 측에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와 공직자 재산 공개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혐의(금융실명법위반) 등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진 전 검사장이 받은 공짜주식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재판부마다 매번 달랐다. 앞서 1심은 진 전 검사장이 받은 주식을 무죄로 판단하고, 대한항공 측에서 받은 특혜 등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에선 주식 등을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7년에 벌금6억원, 추징금 5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연관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라며 뇌물수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 고법에 돌려보냈다.
진 전 검사장에게 주식 등을 제공한 김 대표는 이날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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