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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더 돋보인 ‘연출자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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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더 돋보인 ‘연출자 트럼프’

입력
2018.05.10 18: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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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도착지점 대형 성조기

기내까지 들어가 석방자 접견

각국 생중계 속 특유의 쇼맨십

북미회담 임팩트 극대화 의지

10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들과 함께 비행기를 내려오고 있다. 앤드류스 공군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10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들과 함께 비행기를 내려오고 있다. 앤드류스 공군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무대는 미국 워싱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주연은 석방 미국인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연출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각광받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국면에서 또 한 편의 깜짝쇼를 펼쳐 보였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10일(현지시간) 새벽 미국으로 돌아온 한국계 미국인 3명의 귀환행사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쇼맨십을 보여준 빅쇼였다.

석방 미국인들이 탑승한 보잉 C-40 의료 비행기가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시각은 이날 오전 2시43분. 한밤 중의 귀환이었으나 활주로에 마련된 귀환 행사장은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으로 일찍부터 북적댔다. 미 CNN 방송과 영국 BBC방송은 행사를 생중계했고,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 30여개 매체 기자 200여명이 취재경쟁을 벌였다. 한국일보를 비롯 국내 언론 3곳도 전날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 행사를 취재 했다.

대형 소방차 2대의 고가 사다리에 걸어둔 세로 10m가 넘는 대형 성조기 앞에 비행기가 멈춰서자 긴장이 흐르고 취재진들도 일순 숨을 죽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비행기로 연결된 트랩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기내로 들어가 석방자들을 접견하고 함께 나와 트랩 앞에 선 순간은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 비행기에서 나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석방자들 옆에서 트럼프 대통령은“내가 해냈다”라고 말하려는듯 한동안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환영행사에서는 다음달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의 임팩트를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경호상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심야시간에 진행됐지만 자신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의 최고위 각료들이 직접 참석했다. 북미 대화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한국 언론을 별도로 초청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성추문 파동 등 국내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켜 자신의 치적으로 삼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정교한 흥행몰이 행사였던 셈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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