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작가 시점’이 세월호 희화화 편집 논란에 결국 2주 결방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는 이영자와 매니저의 오뎅 먹방 에피소드를 전하며 뉴스 특보 화면과 함께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을 방송에 내보냈다. 하지만 방송 이후 해당 장면의 배경으로 사용된 영상이 4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방송된 뉴스 특보 화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과거 극우 온라인 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어묵에 빗대 조롱하며 대중들의 공분을 샀던 만큼 ‘전참시’의 세월호 뉴스 보도 삽입은 곧바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전참시’ 제작진은 9일 오전 공식 사과문을 통해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함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MBC 측 역시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긴급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승호 MBC 사장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시청자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 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해당 장면 속 주인공이었던 ‘전참시’ 출연자 이영자가 11일 예정돼 있던 녹화에 불참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영자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측은 “이영자가 세월호 화면 편집 논란에 많은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추후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제작진과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 MBC, 최승호 MBC 사장의 공식사과문 발표에 이어 이영자의 녹화 불참 선언까지 휘몰아친 9일에 이어 10일에는 MBC의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착수 소식이 전해졌다. MBC는 이번 사태의 조사를 위해 ‘세월호 참사 진상 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던 오세범 변호사를 진상조사 위원으로 위촉했으며, “의혹이 남지 않도록 조사한 뒤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을 의식한 듯 발 빠른 조사 착수를 알린 ‘전참시’였지만, 결방은 피할 수 없었다. ‘전참시’ 측은 이날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조사가 착수됨에 따라 12일, 19일 방송을 2주간 결방한다”고 밝혔다.
5일 방송 이후 세월호 화면 사용 논란이 불거지고 2주 결방이 결정되기까지 그야말로 ‘숨 막히는’ 5일이 지났다. 편집 과정에서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대처에 힘을 쏟았지만 ‘전참시’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2주간의 결방과 진상 조사가 끝난 후에도 ‘전참시’가 다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이번 논란의 결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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