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장 출마예상자(기호 순)
경북 안동시장 선거도 자유한국당 후보와 공천신청을 했다 컷오프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현 시장의 맞대결로 시작했으나 한국당 경선과정에 불거진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으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동지역엔 자유한국당이 권기창 안동대교수를 공천했다. 교체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컷오프돼 경선도 못한 권영세 시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삼걸 전 행안부 차관이 나섰다. 바른미래당도 안원효 경북도인재영입위원장을 내세웠으나 안 후보가 10일 오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 민주당과 무소속 2명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자유한국당 공천이 한창일 때만 해도 권 후보와 권 시장의 양자대결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당 여론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은 이달 초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와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경선업무방해 혐의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고발했다. 또 법원에 관련자료 가압류도 신청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민주당 이삼걸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뒤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당적을 옮겼다. 4년 전 무소속으로 안동시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두 번의 선거경험을 바탕으로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배경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힘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경제활성화, 임청각복원, 댐 주변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 안동대 의대 신설 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권기창 후보는 경북도청 유치에서 입지 선정과 안동ㆍ예천 공동 유치 제안, 시민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정책과 실행, 소통 능력을 인정 받았다고 자평한다. 안동, 예천 행정구역 통합과 전통시장 및 원도심 활성화, 관광객 1,000만 시대 조기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그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권영세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약사업 대부분을 마무리 한 다음 출마를 했기 때문에 시민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자신했다. 원도심 주차장 2,000면 확보와 노상주차장 무료이용, 안기ㆍ천리천의 생태하천 복원 등을 공약했다.
안원효 후보는 40여 년간 안동지역에서 약국을 경영하며 두 자녀를 고교까지 안동에서 공부를 시키는 등 안동토박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5대 경북도의원 경험을 살려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충과 유교문화권 사업 산업화와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신소재 산업 등 첨단융합산업 및 IT산업 등의 특화산업 육성과 교육ㆍ의료ㆍ문화자원 복지정책 등에 중점을 두고 안동을 살릴 비전을 제시했다.
지역 정가에선 이번 선거가 다른 TK지역과 달리 한국당 공천 후보가 쫓기는 형국이라고 보고 있다. 공천 파동이 자유한국당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뒤늦게 후보를 낸 것도 한국당의 내분으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이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안원효 권영세 후보 모두 보수성향이어서 민주당의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안동지역 최대 성씨인 안동 권씨가 2명이나 출마한 점, 무소속 연대 가능성 등 안동시장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복잡미묘하게 흐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던 안동지역이 남북 화해무드까지 작용해 여당에 힘을 실어 주면서 특정 정당의 독주가 어렵게 돼 오랜만에 초 접전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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