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한 당신
김승섭 등 지음
숨쉬는책공장 발행ㆍ224쪽ㆍ1만5,000원
‘아픔이 길이 되려면’(동아시아)으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 등 지난해 이런저런 출판 관련 상을 휩쓸었던 김승섭 고려대 교수 연구팀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종합 연구서다. 하아, 일단 심호흡부터 하자. 트랜스젠더의 절박한 사정은 이런저런 인터뷰, 각종 조사자료에서 손쉽게 드러난다. 이 책의 핵심은 단도직입적으로 트랜스젠더들을 음지에서 방황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양지로 끌어내려면 육체의 성과 정신의 성이 다르다는 정신과적 진단, 장기간에 걸친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그리고 이후의 안정을 위한 상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20대 초에 시작돼야 하고 동시에 건강보험 적용대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롯한’, 어디 하나 문제 있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 그 자체가 부족함 없이 완벽한 존재로서 트랜스젠더라는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성적인 차별과 억압이 워낙 강고한 탓에 한국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힘든 나라로 꼽힌다. 아픔이 길이 된다는 건, 이런 류의 얘기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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