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5명 모두 만나길 기대
“저기가 선미다”,“저기 찌그러진 곳에 우리 애들이”
10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는 세월호 미수습 가족과 4ㆍ16 가족협의회 150여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선체를 세우는 작업이 시작됐다. 목포신항의 풍속은 초속 1m 이하로 측정됐으며 파도도 잔잔한 등 초 여름날씨였다.
세월호가 60도 가까이 세워지면서 흘려 내리는 바닷물과 부식된 잔재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에 유족들은 깜짝 놀라 탄식이 여기저기에 쏟아져 나왔다. 가족들은 세월호가 지면에서 10도 40도 등으로 변할 때마다 연일 휴대폰으로 동영상과 촬영을 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아내 유백형씨는 “남편이 매일매일 생각난다. 아직도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꼭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며“세월호가 바로 세워져 5명의 미수습자가 모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재근ㆍ혁규 부자의 형인 오복씨는 “그동안 수색이 건성으로 했다는 증거”라며“선두 좌측 찌그러진 곳에 우리동생과 조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목포신항에서 1만톤급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세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전날 선체를 40도까지 들어 올리는 예행연습에 성공한 뒤 선체를 바닥면에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5도가량 들어 올려놓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당초 6단계에 걸쳐서 작업할 예정이었으나 선체가 이미 들려있기 때문에 40도, 60도, 90도 94.5도 등에 걸쳐 작업한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앞서 오전 7시쯤부터 안전점검 등을 하고 현장에 참관한 가족들을 상대로 공정을 설명했다.
작업은 세월호 뒤편 부두에 자리 잡은 해상크레인에 와이어(쇠줄)를 걸어 선체를 뒤편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고른 힘 분배와 선체 균형 유지를 위해 풍속 초속 8m, 조류 초속 0.3m, 파고 0.5m 이하의 상태에서 작업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와이어는 세월호 앞쪽과 해상크레인이 있는 뒤쪽에 각각 64개씩 설치됐으며 하중을 분산하는 장치인 블록 로더 8개를 와이어에 부착했다.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기 전까지 앞쪽 블록 로더 4개에만 힘을 실으며 이후에는 뒤쪽 4개에도 힘을 실어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선조위는 선체가 10도 단위로 들어 올려질 때마다 현장에서 공지하고 94.5도까지 세워지면 작업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90도가 아닌 것은 세월호가 4.5도 기울려 있기 때문이다.
선체 직립이 성공하면 곧바로 안전상태를 점검 할 예정이다. 안전상태가 확인되면 그동안 옆으로 누운 형태로 침몰해 들여다볼 수 없었던 세월호 좌현에 대한 미수습자 수색, 침몰 원인 조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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