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의 70%를 점유한 네이버가 9일 댓글 조작 사태와 관련한 뉴스 서비스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한성숙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 초기 화면에서 뉴스를 완전히 배제해 검색 중심으로 가고, 뉴스 페이지는 자체 편집을 없애는 대신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허용 여부는 부분적으로 언론사가 직접 결정하도록 하고 기사를 해당 언론사 인터넷에서 보도록 중계하는 ‘아웃링크’도 원하는 경우 허용하겠다고 했다.
포털이 댓글 조작이 활개칠 자리를 깔아주고, 심지어 여러 관련 장치로 이를 조장했다는 비판에 네이버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우선 평가할 만하다. 뉴스를 이르면 7월부터 언론사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를 볼 수 있는 ‘뉴스판’ 페이지로 통합하는 방안도 신선하다. 아웃링크 도입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언론사의 다양한 이해와 뉴스 소비자 편의를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대목도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네이버의 대응은 전체적으로 미봉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미 지난달 댓글 조작 대책이 한 차례 나왔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보완 대책은 언론사가 섹션별로 댓글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한다거나, 댓글 주목도가 높아지는 선거 기간 정치ㆍ선거 기사 댓글 정렬을 최신순으로 한다는 정도에 그친다. 대다수 언론사가 아웃링크마저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고, 선거 기간이 아니더라도 댓글 조작이 횡행했던 경험에 비춰 보면 효과적인 대응책이라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댓글 공감ㆍ비공감 클릭 등 댓글 조작을 조장했던 이런저런 장치들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댓글 조작 감시를 위해 소셜계정 댓글 작성이나 반복성 댓글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지만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댓글 조작 유인 요인이 됐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도 폐지가 아닌 모바일 첫 화면에서 자리를 옮기는 수준이다. 네이버는 자사 이익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드러난 댓글이나 실검의 폐해를 냉정하게 되짚어 관련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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