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원주대, 남북한 해조자원교류원 추진
토종 생태계 복원ㆍ경제적 가치에 주목
부산에서 강릉을 거쳐 북한의 원산, 청진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벨트의 해조자원을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하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릉원주대 링크플러스 사업단 지역자원특화센터는 동해안 해조류 분포와 생산량 등을 공동으로 조사할 ‘남북한 해조자원 교류원’ 설립을 제안한다고 9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실현 가능성이 커진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해조자원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미역과 다시마 김 등 ‘바다의 채소’라 불리는 해조류는 미래 식량위기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숲보다 뛰어난 해조류의 탄소저감 능력이 알려지며 친환경 생물로도 주목 받고 있다.
문제는 동해안의 해조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흘러나오는 부유물이 포자번식을 방해하고 있는 탓이다. 동해안에서 자생하던 토종 다시마(개다시마)는 1990년대만 해도 연간 3,000톤 가까이 생산됐으나, 점차 자취를 감추더니 2006년 이후 12년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반면 북한 해역의 경우 해조 생물자원이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북한(41만톤)은 중국(490만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다시마 생산량이 많은 나라다. 남북의 공동 해양조사와 연구를 거쳐 토종 해조류 복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무엇보다 해양 생태계의 가장 아랫단계인 해조류 자원을 복원할 경우 동해안 황금어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강릉원주대는 해조류의 경제적 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가 건강식품 재료로 인기를 모으고 있어 이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을 가질 때”라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강릉원주대는 이달 중으로 해조 자원 교류원 설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갖고 임시 위원장 등을 선출할 예정이다. 북한의 해조 자원 기초 조사를 비롯해 남북한 연구진 교류, 해조 자원 상품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선섭 강릉원주대 총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의 해양환경과 해조 자원 현황 조사와 북방교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삼척과 강릉, 고성, 북한 원산, 청진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벨트를 활용한 남북 교류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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