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경제제재 가할 방침도 시사
이틀 연속 케리 전 장관 비난까지
이란 핵 합의 파기 여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오전(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핵 합의 탈퇴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날 소식통을 인용한 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 같이 통보하면서 “미국은 핵 협정의 일환으로 중단했던 모든 대이란 제재를 다시 시작하고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새벽 3시) 이란 핵 합의 탈퇴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은 미국을 (이란 핵 합의 파기에 반대하는) 다른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 더욱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NYT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발표 2시간여를 앞두고 나왔지만, ‘핵합의 파기’는 사실상 100%에 가까울 정도로 예견돼 온 결과다. 그가 이틀 연속 이란 핵합의 체결 당사자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거세게 비난하는 트윗을 올린 데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존 케리는 기회를 가졌으나 이를 날려 버렸다는 사실을 극복할 수 없다. (이란과의) 협상에서 물러서라, 존. 당신은 당신의 나라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매우 형편없이 협상한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존 케리의 불법 가능성이 있는 비공식 외교가 필요치 않다. 그는 맨 처음 이런 난장판을 벌여 놓은 사람”이라면서 케리 전 장관을 몰아 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이었던 케리 전 장관은 최근 이란과 프랑스, 독일 등 관계자들과 연쇄 접촉을 하면서 이란 핵협정 유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그런 그를 향해 비난을 쏟아낸 것은 사실상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었다는 얘기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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